쿠팡 와우 멤버십, 나도 모르게 월 5,900원씩 더 내는 '숨겨진 버튼'의 정체

최근 우편함에 꽂힌 퇴직연금 운용 현황 안내문을 무심코 열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많은 직장인들이 애써 외면하는 숫자, 바로 ‘연환산 수익률’입니다. 1.8%.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인 이 숫자를 보고 한숨만 쉬셨다면, 오늘 이 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은 가입 시 별다른 설정을 하지 않으면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자동 운용됩니다. 은행 예·적금과 비슷해 안정적이지만, 저금리 시대에 내 소중한 노후 자금을 불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간단한 설정 변경, 즉 특정 ‘버튼’ 몇 번만 누르는 것만으로도 이 수익률을 연 7%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문제는 바로 ‘무관심’과 ‘기본값(Default) 설정’에 있습니다. 회사가 퇴직연금 사업자를 정해주고 가입까지는 시켜주지만, 그 안에서 어떤 상품으로 돈을 굴릴지는 온전히 ‘나’의 몫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입자는 이 사실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복잡하게 느껴져 그대로 방치합니다.
그 결과, 내 연금은 수년째 안전하지만 수익이 거의 없는 ‘원리금보장상품’에만 100% 묶여있게 됩니다. 이는 마치 성능 좋은 스포츠카를 사놓고 시속 20km로만 달리는 것과 같습니다. 퇴직연금이라는 강력한 절세 혜택과 장기 투자의 복리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은 ‘자산배분’과 ‘ETF(상장지수펀드)’ 활용에 있습니다. 주식,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나눠 투자해 안정성을 높이면서 장기적인 시장 성장의 과실을 얻는 전략입니다. 아래는 2025년 시장 전망을 바탕으로,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안정성장형 ETF 포트폴리오 예시입니다.
이 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은 연 6~8% 수준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우상향을 목표로 합니다.
자산군 | ETF 예시 | 비중 | 역할 |
---|---|---|---|
국내 주식 | TIGER 200 | 30% | 국내 대표 기업 성장에 투자 |
해외 주식 (미국) | KODEX 미국S&P500TR | 40% | 전 세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 확보 (TR: 배당금 자동 재투자) |
국내 채권 | KODEX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 30% | 주식 시장 하락 시 자산을 방어하는 안전판 |
중요: 위 포트폴리오는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이며, 투자의 최종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개인의 투자 성향과 남은 은퇴 시기 등을 고려하여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바로 실제 내가 가입한 증권사(또는 은행)의 퇴직연금 앱을 켜고, 기존의 원리금보장상품을 매도한 뒤 위 ETF들을 매수하는 과정입니다. 대부분의 앱이 비슷한 메뉴 구조를 가지고 있으니 아래 단계를 따라 천천히 진행해 보세요.
사용하시는 증권사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앱에 접속 후, [전체 메뉴] > [연금/대출] > [퇴직연금] 순서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내 DC형 계좌의 현재 수익률과 보유 상품 현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운용상품 변경’ 또는 ‘상품 매매’와 같은 이름의 메뉴를 찾는 것입니다. 이 메뉴에서 현재 100% 비중으로 가입된 ‘원리금보장상품’을 ‘매도’ 신청합니다. 그 후, 매도된 금액만큼 위에서 소개한 ETF들을 검색하여 원하는 비중대로 ‘매수’ 주문을 넣으면 됩니다.
바로 이 ‘매수’ 버튼이 잠자던 내 연금을 깨우는 핵심 스위치입니다. 종목을 검색하고 수량과 가격을 확인한 뒤 누르는 이 간단한 행위가 1%와 7%의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한 번 설정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내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가격이 올라 비중이 너무 커진 자산은 일부 팔고, 비중이 작아진 자산은 추가로 매수하여 처음 설정한 7:3(주식:채권)과 같은 비중을 다시 맞춰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리밸런싱’이라고 하며, 장기 투자의 안정성을 크게 높여줍니다.
조금의 관심과 몇 번의 클릭만으로 20~30년 뒤 내 노후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퇴직연금 앱을 열어 내 소중한 자산에 걸린 ‘버그’를 해결해 보시길 바랍니다.